노을의 걸음걸이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6/26
   
   
   
친구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내용의 전화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면 책을 손에 쥐고 잠드는 버릇은 여전한 저는 쥐고 있던 책을 놓쳐 바닥으로 떨어지는 진도 0.0003의 지진계에 잡히지 않는 진동이 끝나고 여진으로 깨어나곤 합니다. 
   
그렇게 깨어나고 나면 진원지였던 책의 모서리 부분이 작은 충격으로 뭉뚝해져 있습니다. 진앙지를 벗어나기 위해 잠시 기지개를 켜고 눈을 껌뻑거리며 소파에 고쳐 앉습니다. 책을 쓰는 사람처럼 느리게 오랫동안 책을 읽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차선책으로 밤 산책을 나서지만, 그 이후의 일은 불 보듯 훤합니다. 
   
적적의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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