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캐처 - 이은희 詩

이은희 시인
이은희 시인 · 시인, 브런치작가, 객원기자, 강연자
2023/06/09
드림캐처 
               - 이은희

머리맡에 가까이 걸어둔 그것으로도
매일 다른 듯 같은 꿈을 꾼다.

나는 왜 함부로 살아버린 걸까?
나를 사랑하지 못했고,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진심으로 보듬어준 일 없어 가엾어라.
바보가 되어 벙어리가 되어 장님이 되어 보낸 허접한 보틀 속 무수한 시간들...
무엇을 소망하며 스스로 그 보틀 속에서 침전한 것일까?

아주 오래전 깊은 구덩이 속에 묻어둔 채 잊어버린 타임캡슐 속 꿈들은 어느 행성 어느 도시에서 혹시 이루어졌을까?
영겁보다 멀게만 느껴지던 진심은 실은 종이 한 장의 차이였음을 이제는 안다.
한 순간 디딘 발끝이 낭떠러지였음을 그 끝에 비루(鄙陋)의 탈을 쓴 악마가 미소 짓고 있었음을....

잠들기 전 머리 맡을 확인하지만
매일 다른 듯 같은 꿈을 꾼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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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조금씩 달라지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짧은 글 속에서 그대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초등학교 5학년 윤동주 시인을 사랑하여 그와 같은 시인이 되기를 꿈꿨으며, 2006년 등단 시인이 되었습니다. 2022년 2월부터 브런치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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