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3/05/03
일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의 현실 반영 정도는 사람에 따라 중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비중 있는 학생들 중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상위권, 아니 최상위권이라는 점입니다. 극에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에게 '너희는 걱정이 없는 줄 알았다'라고 말하는 장단지와 운동을 포기해야만 했던 서건후라는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국사회의 입시시스템은 철저하게 이들을 배제합니다. 고등학교 이후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없고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학 생활을 즐길 때 건후는 엄차를 타고 엄카를 쓰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으로만 그려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입시 학원과 시스템이 '전부인 것처럼'느껴지는 장치들이 있어요. 이것은 드라마의 한계임과 동시에 드라마를 보며 큰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기까지 시청자들이 평소에 보고 들었던 미디어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언론이 주목하는 한국의 입시 상황과 수험생을 포함한 한국 고등학생들의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편향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빈곤층이나 하위권의 삶은 깡패나 비루한 삶으로 과대대표되고 상류층이나 상위권의 삶은 평균으로 과대대표되는 경우가 많은데 드라마도 이 지점을 벗어나지 못하더라고요.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입시 풍경이 거짓은 아닙니다. (1)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흔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오피스 과외와 일타 강사의 직강 수업을 모두 들으며 은밀하게 떠도는 입시 정보를 바탕으로 입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획력과 자본력을 갖춘 부모를 둔 학생들 중 최상위권에 있는 학생들이 많을까요. 그러나 드라마는 이 부분을 일반화시킵니다.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고 좋은 점수를 받는 해이 같은 학생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진 않아요. 자금 동원력이 좋은 부모를 두고 플래너대로 실력을 쌓아 올린 수아나 선재 같은 학생도 있습니다. 역시 흔하진 않아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단지와 같지만 드라마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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