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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8/02
- 감자전 좀 해먹자.
점심때 남편이 한 말이다. 그리고 한 마디 더 덧붙였다.
- 감자전은 내가 할거야. 자기가 하면 이것저것 넣어서 맛이 이상해.

그것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어제 캔 감자중에 굵고 좋은 건 지인들에게 나눠주러 빼놓다 보니 우린 자잘한 것만 먹게 생겼네 했더니 감자전 하려면 굵어야 하는데. 하는 말 끝에 감자전 해 먹자는 말이 나온 것이다.
나는 냉큼, 굵은 감자 싱크대에 있어요. 빼놨지. 하고 마치 기다렸다는듯 말했다.
감자를 나누다 굵지만 살짝 흠집이 있거나 일부분 썪으려는 걸 골라 논 것이었다.

남편이 싱크대 앞에 섰고 나는 얼른 철수세미를 갖다 바쳤다.
- 이걸로 문지르는거유.
그 다음엔 철수세미로 박박 닦여 하얀 얼굴이 된 감자 앞에 강판을 대령했다.
- 다 갈린 감자는 채반에 받쳐야 해요. 물이 떨어지면 밑에 가라앉은 녹말을 긁어 넣어야 하니까.
- 내가 그것도 모를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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