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통시인전(靈通時人傳)...돌아가신 오빠를 추모하며
2024/03/30
영통시인(靈通時人) 장**은 충청북도 괴산군 장연면 송덕리 장**의 넷째 아들이다. 아버지는 농사 일에는 관심이 없고, 한량처럼 한문책 읽기를 즐겨하였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대신하여 가계를 꾸리려고 농사도 짓고 방물장수를 하기도 하였다. 아버지 슬하에는 아들만 6명 있었는데, 사십 중반의 나이에 고명 딸을 얻었다. 그런 기쁨도 잠시 세 살짜리 막내아들이 우물에 빠져 죽는 큰 불행이 집안에 생겼고, 이로 인하여 아버지는 화병을 얻어 고명 딸이 생후 100일이 될 무렵 세상을 떴다. 이제 막 사십이 된 어머니는 어린 아들과 지아비를 잃은 슬픔에 깊은 우울증을 앓게 되어 가계를 등한시하였다.
급격히 기울어진 가계에 맏형은 18살의 나이에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어머니를 도와 당시 유행하던 누에치기도 하였다. 맏 형이 19살 되던 해에 군입대를 해야 했고, 20살이 되던 해 어느날 군 복무를 하다가 수류탄 사고로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겨우 안정을 찾아가던 가정은 다시 슬픔과 어려움의 수렁에 빠지게 되었다. 둘째 형이 맏이가 될 수밖에 없을 때 막 18살이 되었다.
둘째 형은 돈을 벌기 위하여 서울로 상경을 하였고, 몇 년 뒤에는 화물차 운전을 배워 돈을 벌었다. 괴산에 있는 동생들 중 셋째 형은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돌보라고 하였고,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넷째 장**을 서울의 어느 중국집에 데려다 놓았다. 중국집에서 지내면, 밥은 굶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자장면을 만드는 기술도 배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형은 어린 동생이 잘 있나 중국집에 보러 갔는데, 많이 마르고 힘들어 보이던 모습에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장**을 데리고 와서 노량진 학원을 보냈다.
노량진에서 검정고시로 중등·고등 과정을 마치고 장**은 진로를 고민하던 중 이제 막 11살이 된 막내 여동생이 ‘오빠는 공무원이 어울릴 거 같다.’고 한 말에 총무처 국가공무원 9급 시험을 보았다. 공무원이 돼서 노동부 산하에 발령받았고, 수원, 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