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와 <백조>

김승문 · 작가
2023/12/11
문예지 <백조>

낭만주의와 <백조>

󰡔薔薇村󰡕은 “자유시의 선구”를 표방하고 1920년 5월 24일에 발행된 23면으로 이루어진 잡지이다. 일반적으로 한국문학사에서 ‘최초의 시전문동인지’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연구는 1920년대 초반 여타의 다른 동인지 연구에 비해서 약소한 편이다. 아마도 이것은 현재 󰡔장미촌󰡕은 창간호밖에 실물로 확인할 수 없고, 여타의 다른 동인지들에 비해 그 규모가 23면으로 무척이나 적은 까닭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1920년대 발행된 동인지를 정형화되고 안정된 형태로 바라보는 것에서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한 것 같다. 다시 말해 동인의 구성과 그것의 형성과정과 여타의 사회운동과의 관련 속에서 역동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감이 있다. 

󰡔장미촌󰡕은 그것의 독자적 성격보다는 일반적으로 󰡔백조󰡕의 성립과 관련하여, 前身적 위치에서 흔히들 다루어져 왔다. 조연현의 󰡔한국문학사󰡕(1969, 성문각)에서는 ‘󰡔白潮󰡕誌의 浪漫主義的傾向’라는 절에서 “이보다 일년 앞서 낭만주의적인 경향을 띤 시전문지 󰡔장미촌󰡕이 창간호 한 호만 나온 일이 있었다. 이것이 󰡔백조󰡕의 전신적 역할이 되어진 것이었다”라고 언급되고 있다. 

그리고 김용직의 󰡔한국근대시사󰡕(1986, 학연사)에서도 ‘근대시의 제2국면, 󰡔백조󰡕시대’라는 장에서 ‘前史期 의 현상’으로 “아울러 거기에 참가한 인원으로 볼 때 그것은 󰡔백조󰡕형성을 위한 주형 구실을 한 셈이다. 범박하게 보아 󰡔장미촌󰡕은 백조파의 등장을 알리는 전야제 행사였다”라는 식으로 서술되고 있다. 그리고 또한 김윤식도 󰡔장미촌󰡕을 두고 “이 詩誌는 󰡔창조󰡕파도 󰡔폐허󰡕파도 아닌 새로운 일군의 新生面의 등장을 예고, 준비하는 그러한 자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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