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이 사라졌다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3/03
출처 - 픽사베이
틀못에서 수달이 사라졌다. 작년 어느 시점부터 수달이 보이지 않는다. 틀못이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 되면서 더는 살 곳이 못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어디로 갔을까? 이곳에서는 갈 곳이 없다. 틀못부터는 김제평야가 이어지고 있어서 물이 흐르는 개천이 가까이에 없다.

만경강이 가장 좋은 곳이지만, 전주에서 익산 쪽으로 흐르는 만경강까지 가려면 7∼8km는 가야 하고 차들이 질주하는 큰 도로를 대여섯 개를 건너야 한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 목숨을 걸어도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다. 사는 일이 목숨을 거는 일이지만 너무 가혹하다.

누군가 살 수 없는 곳에서 살아낸다는 것을 생존 능력이 뛰어난 것이라고 해석할...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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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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