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서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한 걸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참 단조로운 게 우리네 삶이다. <보이후드>는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어 한 가족의 전부를 들춰낸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을 텐데 이토록 낯익다니! 이야기를 많이 해본 솜씨다. 감독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비포> 시리즈, <스쿨 오브 락>등을 연출했다. 다 대단한 영화들인데 나름 공통 색깔이 드러난다. 따뜻한 노란색이다.

음악가로서 꿈이 있으나 부양 능력이 부족한 메이슨 시니어(에단 호크). 그런 그와 헤어진 올리비아 에반스(패트리샤 아퀘트)는 이후로도 여러 번 재혼하며 남매를 키워 나간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아들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이지만, 영화 중심엔 갈팡질팡하는 엄마 올리비아가 있다. 아빠 메이슨 시니어의 존재감도 묵직하다. 좋은 남편은 아니었는지 몰라도 ‘나쁜’ 새아빠들을 물리치고 끝까지 좋은 아빠로 남는다. 이 영화가 특별한 건 나쁜아빠/좋은엄마 이분법에서 벗어나 평범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