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바니 Mathew Barney (1967~ ,미국의 설치미술가, 행위예술가)는 데뷔 1987년부터 '구속의 드로잉 Drawing Restraint' 연작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작품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작가는 자신의 몸에 물리적 구속을 가하고 이러한 제한에 맞서 드로잉을 힘겹게 펼칩니다. 거의 묘기, 기행으로 보인다네요. 기울어진 트램펄린에서 점프하여 아슬아슬하게 천장에 닿아 흔적을 남기는 드로잉, 다리에 탄성밴드를 매고 경사면을 타고 올라 벽에 그림을 그리는 식이라고요.

그럼 우리 잠시 구속의 뜻을 살펴보고 계속하는게 낫겠죠?
*구속 拘束
1. 명사) 행동이나 의사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속박함.
2. 명사) 공업 고체의 가로 수축을 제한하면서 세로로 장력을 가하는 일.
3. 명사) 물리 물체의 운동이 다른 물체나 전자기장에 제한을 받아 어떤 공간에 갇히는 현상.
* 구속 救贖 
4. 명사) 기독교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인류의 죄를 대속(代贖)하여 구원함.

작가는 대체 왜이러는 걸까요? 연작을 거듭하며 작가는 물리적 구속의 탐색을 지나 심리적 구속으로 나아갑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 사티로스로 변신해 뉴욕을 누비던 '구속의 드로잉7'을 시작으로 뮤지션 비요크(Björk)와 함께 일본의 포경선에 올라 마치 신화와 같은 여정을 펼치는 '구속의 드로잉9'은 2005년 일본 미술관 뿐만 아니라 서울의 리움미술관에서도 전시를 했습니다.

매튜 바니는 일관적으로 '구속'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졌는데요. '자유'가 캐치프레이즈처럼 된 현대예술의 세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가 '나에게 계율을 달라'고 썼을 때도 그와 유사한 충동에 사로잡혔을까요?
그는 오히려 서구적 원리의 한가운데서 이 개념에 대한 집착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고래에 끌렸고, 일본에 끌리게 되었지요. 현대가 매튜 바니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는 예술을 통해서 지금은 인류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고 할 수 있는 서구라는 원리의 뿌리를 인식하는 작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