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앵무살수>에 대한 몽상ㅡ전통과 반(反)전통 사이에서 피어오른 긴장과 이완

문종필
문종필 · 문학, 만화 평론가
2023/02/05
[출처]네이버웹툰/앵무살수/김성진


김성진의 만화 〈앵무살수〉(2020~현재)를

많은 사람들은 전통 무협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들이 무협이라는 장르에 ‘전통’이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이 작품을 호명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무협만화를 무협 만화라고 부르면 되는 것을 굳이 작금의 시대에 ‘전통’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인가 특별한 사연이 숨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결하는 과정은 〈앵무살수〉가 많은 독자들에게 호평받는 이유를 진단해보는 과정이 되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기존 무협 만화와의 차이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되겠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질문해보자. 전통 무협만화에서 ‘전통’은 무엇인가. 다양한 측면을 몽상해 볼 수 있겠지만 단순히 생각했을 때, 지금 이곳의 만화와는 사뭇 다른 표정임에는 틀림없다. 덩달아 지금 만화는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쫓아온다. 역으로 지금 만화를 부정하면서 ‘전통’의 형태를 보다 선명히 그려볼 수도 있겠다. 이는 부정의 방식으로 ‘전통’의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방점은 ‘다르다’에 찍힌다. 
지금 만화는 피상적으로 말해 주류 플랫폼인 웹툰이다. 종이책이 아닌 웹의 형식으로 구현된 만화다. 종이책 만화이건 웹툰이건 똑같은 만화이지만 만화가들은 자신의 만화를 ‘잘’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했고, 새로운 플랫폼에서도 ‘잘’ 적응하기를 갈망했다. 만화가들에게 이것은 시대적인 요청이자 의무였다. 적응하지 못할 경우 도태될 수도 있으니 인정과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감각적으로 자신을 보호해야 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쥐었을 때 낯섦을 밀어내고 즐기는 단계로 진보할 때까지 애쓴 것처럼, 만화가들 또한 웹이라는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 오랜 시간 분투해야 했던 것이다. 세대론의 측면에서 젊은 작가에겐 유리했을 것이고 기성세대들은 덜 유리했겠지만 이미 펼쳐진 판이 웹이었으니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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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에서 시인 김수영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계간『시작』에 「멈출 수 없는 싸움」으로 문학평론을 시작했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만화평론 공모전에 「그래픽 노블의 역습」(2021)과 「좋은 곳」(2022)을 발표하면서 만화평론을 시작했다. 인천문화재단에서 지원을 받아 평론집 『싸움』(2022)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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