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개발자입니다1] 5. 학력고사 세대, 점수 맞춰 국문과에 갔습니다.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3/01/30
집에 와보니 책상위에 원서가 놓여있었다. 엄마가 써오신 원서라고 했다. 재수냐 국문과냐를 놓고 저울질하다가... 그냥 시험보러 갔다. 다섯번째 이야기 :



아주 오래된 이야기
: 1991년 겨울에 본, 학력고사 전기대에 떨어졌다.

그러고보니 32년전 이야기다.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라니... 쓰면서 나도 놀란다. ⓒ청자몽

국문과 나왔다고 했는데, 사실 '국어'과목을 싫어했다. 책을 좋아했을리도 없다. 그렇다고 쓰는 걸 엄청 잘하거나 재능이 있지도 않았다. 원래 이과에 가고 싶었는데, 이과는 전체 13반 중에 딱 2~3반 있었다. 자동으로 문과에 갔다. 특별히 뭐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고등학교 3년을 그냥 흘러 다녔다. 국어과목 싫어하는데, 국어I과 국어II를 배웠다. 고전문학, 현대문학 시간도 있었던거 같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 한번도 교복을 입지 않은 세대다. 그런 시절이 정말 있었어요? 라고 반문하지도 모르지만.. 나보다 한 3~4살 많은 언니들은 전통적인 교복-까만치마에 하얀웃도리 교복-을 입었고, 내 밑으로 2살 밑에 후배들부터 교복을 다시 입기 시작했다. 중간에 딱 낀 세대다. 영화 <써니>나 드라마로 치면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주인공들과 비슷한 나이다.

학력고사 세대다. 2년 후배들부터 수능을 봤다. 나는 대학을 먼저 지원하고 시험을 나중에 보는 세대였다. 전기대와 후기대로 나눠 시험을 봤다. 12월 중순쯤 본 전기대 시험에 떨어졌다.

전기대는 '경제학과'를 지원했다. 모의고사 점수 맞춰서 학교를 정하다보니, 그냥 좋아보여서 지원했다가 낙방했다. 시험은 그럭저럭 봤는데, 하필 그해 전체적으로 시험이 쉬웠단다. 그래서 떨어졌다. 시험보는 날, 겨울치고 비가 왔고 굉장히 습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3교시에 후회를 많이 했다. 그래서 '전기대학 시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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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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