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뼈해장국에 깜짝 놀라는 외국인 - 그럼 마약김밥은?

루시아
루시아 · 전자책 <나를 살게 하는> 출간
2024/03/31
외국인이 한국에 방문해 관광하며 깜짝 놀란 메뉴 중 하나는 "할머니 뼈해장국"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말 그대로 풀어서 써 보자면 할머니 뼈를 고아 만든 해장국이라는 의미가 된다. "할머니 산채 비빔밥"은 또 어떤가. 상상만으로도 경악할 노릇이다. 

소갈비찜, 돼지국밥, 닭발, 양꼬치, 오리주물럭 등 요리이름이란 모름지기 메뉴에 들어가는 육고기를 같이 언급해 주는 게 일반적이므로 외국인들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오해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 바도 아니다.

"할머니가 만든 뼈해장국"이라는 메뉴이름은 너무 길으니 입에 붙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작명이었다고 하기엔 우리 편하자고 처음 접해 기겁하는 외국인들은 무슨 죄인가 싶다. 엄마손파이도 마찬가지다. 파이에 엄마손이 들어갔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이것과 접근방식은 좀 다르지만 길거리에 흔히 보이는 마약김밥도 사실 좀 탐탁지 않은 메뉴명이다. 김밥을 먹으면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손을 놓을 수 없고 계속 흡입하게 될 거라는 판매전략을 담은 네이밍이라는 걸 익히 알면서도 "마약"이 들어간 이름이 영 보기가 거슬렸다.
이미지 출처. 블로그. 제니’s 따뜻한 식탁
더구나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소풍이나 체험학습을 갈 때 집에서 도시락을 싸주기 여의치 않을 때는 마약김밥으로 대체하기도 하니 문제였다. 겨자소스에 살짝 찍어 한입에 넣을 수 있게 하려고 조그맣게 만들었으니 안에 들어가는 재료도 조그맣고 단출하다. 단무지, 계란, 당근만 들어가니 매우 귀엽고 아담한 사이즈여서 어린이의 조그마한 입에 넣기에도 부담 없고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이 음식을 앞에 두고 하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들어보면 가관이다.

"엄마 이 김밥은 이름이 뭐야?"
"응~ 이 김밥은 마약김밥이야. 어서 먹어~"

엥??
자녀에게 권하는 마약김밥이라니. "할머니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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