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고등어

김중혁
김중혁 인증된 계정 · 소설가, 계절에 대해 씁니다.
2024/04/05
photo by 김중혁
명절이 되면 부모님은 반드시 고향에 갔다. 경상북도 안동. 길은 멀었다. 친가는 조금 멀었고, 외가는 아주 멀었다. 멀었지만 외가에 가는 게 조금 더 즐거웠다. 음식 때문이었다. 친가는 비린내가 났고, 외가는 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고등어 때문이다. 나의 즐거움과는 상관없이 친가에 더 자주 갔다. 두 시간 기차를 타고 내리면 어머니는 역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이상하게 그 시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다. 화장실 앞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던 시간. 명절이 싫었고, 다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버스로 갈아타야했다. 버스를 타면 어머니는 멀미를 했다. 언제나 비닐봉지를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차 안에서는 언제나 매캐한 냄새가 났다. 어머니는 멀미를 할 때도 있었고, 간신히 참아 넘길 때도 있었다. 비닐봉지를 들고 조마조마해 하던 어머니의 표정이 생각난다. 어쩔 수 없지. 그런 표정.

친가의 친척들은 대체로 친절했지만, 음식들은 유난히 불친절했다. 입에 맞는 반찬이 거의 없었다. 평소에도 입이 짧았는데, 할머니와 큰어머니가 해주는 반찬은 건너기 힘든 거대한 웅덩이였다. 짜거나 비리거나 쿰쿰했다. 거대한 웅덩이는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밥은 대충 건너뛰고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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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문서, Pages, Obsidian, Ulysses, Scrivener 등의 어플을 사용하고 로지텍, 리얼포스, Nuphy 키보드로 글을 쓴다. 글을 쓸 때는 음악을 듣는데 최근 가장 자주 들었던 음악은 실리카겔, 프롬, 라나 델 레이, 빌 에반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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