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꿈
2023/12/31
검은 꿈
김영우
화내고 싶거든
자신에게 내라.
너무 화나서
지옥에라도 갈 자신 있거든,
그 자신을 살라라.
자신이 뜨거우면
뛰어들고 싶은
불길도 쉬울 것 같으니,
내는 것이 화 아니겠는가.
단, 남에게 피해 주려 하지 마라.
살인이나 폭력 따위로
분노가 기울면 그것은 화가 아니니,
추하지도 마라.
머리카락 빠지고
뼈와 살 녹는 더러운 길로
세지 마라.
자살을 꿈꾸지도 마라.
자신을 죽이겠다는
협박은 화가 아니라 협잡이니,
화낸다는 것은
자신에게 사르는 것.
분노하지 않고 화내는 때,
타락하지 말고 화를 내라.
불길을 찾아야
화내도 화낸 것이니,
어리석음 깨닫고,
타서 짧아진 등줄기가
다소 두렵지만,
화내는 길은 자신에게
있다고 깨닫는 것은
만족할 후회이다.
후회했으니, 화낸 나는
옳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