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7세 새엄마의 육아일기 (4)
‘ 1. 정 하나로 살아온 세월 꿈같이 흘러간 지금 / 당신의 곱던얼굴 고운 눈매
엔 / 어느새 주름이 가득
돌아보면 굽이굽이 넘던 고갯길 / 당신이 내게있어 등불이었고
기쁠때나 슬플때나 함께 하면서 / 이 못난 사람위해 정성을 바친
여보, 당신에게 하고픈말은 /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2. 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 당신을 만난때부터 / 살아온 지난날은 행복했어요
/ 아무런 후회없어요
당신위해 자식위해 걷는 이 길이 / 여자의 숙명이요 운명인 것을
좋은일도 궂은일도 함께 하면서 / 당신의 그림자로 행복합니다
여보, 당신에게 하고픈말은 /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 1980년대 대중가요 ‘부부’
(* 실제 이 노래를 부른 80년대 가수와 소설 설정은 아무런 관련없는 허구일
뿐이니 오해없기 바랍니다.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인한 충격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설정일뿐입니다.)
서울시내에 있는 한 대형 종합병원. 얼핏봐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그리고 이름대면 알만한 유명한 병원이다. 그 병원의 한 병동에서 진료실을 나오는 남자가 있다. 나이는 어느정도 되었을까. 의외로 동안인 분위기와 온화하고 선해보이는 인상을 보면 그렇게 나이가 많아보이지는 않는 느낌인데, 그러나 머리카락 가생이에 살짝살짝 보이는 흰머리는 그래도 나이가 조금은 들어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마에 살짝 주름살도 보이고.
남자는 진료실을 나와 아내로 보이는 여자 가까이 다가간다. 여자는 작은키에 동그란 얼굴, 그리고 안경을 낀 것이 이 시대의 평범한 ‘전업주부’라기 보다는 그래도 한때 학교 선생이나 방송국 구성작가 같은 지적인 직업에 종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이 시대에 이런 큰 병원을 찾는 사람이라면 돈이 많다기 보다는 그만큼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