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지배한 맹렬한 사회주의 여성 혁명가 - 허정숙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3/04
'조선공산당 여성 트로이카'로 불렸던 여성사회주의자 3인방이 탁족을 즐기는 사진. 고명자(왼쪽)-주세죽(중앙)-허정숙(1925년 8월 청계천) . 출처-주세죽의 딸 비비안나 개인소장
일제강점기 식민지 조선에는 ‘여성 트로이카’로 불린 사회주의 혁명가 세 사람이 있었다. 주세죽, 허정숙 그리고 고명자. 이들은 당대 가장 유명했던 여성 운동가들이자, 누구보다 시대를 앞서 살아간 신여성이기도 했다. 이들 셋은 깊은 친분이 있었으며 동지로서 서로를 신뢰했지만, 인생의 행로는 저마다 달랐다. 3주 동안 주말판을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여성 혁명가 세 사람의 불꽃같은 삶을 조명해보기로 한다. 

조선공산당 여성 트로이카② - 허정숙(許貞淑, 1902~1991)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위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정해진 기간마다 머리를 손질하는 일은 상례에 해당하겠으나, 정도 이상의 머리카락을 갑자기 잘라낸다는 것은 굳은 결심을 드러내거나 어떤 사태에 개입 혹은 단절을 선언하기 위한 방법인 경우가 많다.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애달픈 이별을 겪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또는 속세를 떠나 세상과 절연하기 위해. 이렇듯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머리카락을 기꺼이 자른다. 물론 이런 행동들은 보통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 국한돼 이뤄지는 일들이다. 

머리를 자르는 행위가 사회적 의미를 크게 지니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1920년대 여성의 ‘단발(斷髮)’을 들 수 있다. 당시 여성의 단발은 전근대적 유교 풍습에 대한 저항이자, 자신이 스스로 신여성임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행위였다. 그 즈음 단발 소동으로 가장 유명한 사건이 바로 조선공산당 여성 트로이카의 ‘공개 단발’이었다. 
단발한 여성을 표지 이미지로 내세운 잡지 『신여성』
   
1920년대 여성 단발 유행의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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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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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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