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1/17
결혼을 하면서 한 쪽 날개가 꺾이는 걸 느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자 남은 한 쪽 날개마저 마저 꺾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느낌은 너무나 생생했고 그리고 틀리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나란 존재는 없고 그저 주부, 엄마만이 남더군요
나의 존재가 없을수록 집은 더 평화롭고 잘 돌아갔구요
꿈이란게 애초에 나한테 있었나 싶었습니다
내 꿈은 오로지 남편과 애들이 마음껏 꿈꾸게 해 주는 것이었지요
나를 밟고 내 꿈을 밟고 그들은 훨훨 날아 올랐습니다
아무도 밟힌 나를 돌아봐 주질 않아요
그래도 적어도 남의 인형을 훔치는 일 따윈 하지 않아도 되겠죠?
근데 왜 이 글을 쓰는 내 눈가에 물기가 번지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백승권님의 글이 너무 좋아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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