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리뷰] 지극한 사랑은 물과 같으니(上愛若水)

김태혁
김태혁 인증된 계정 · 직장인 & 영화감독 & 크리에이터
2023/06/19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물을 핵심 모티프로 삼는 놀랍고 기기(奇奇)한 사랑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의 원제는 'The Shape of Water'. 직역하면 '물의 모양, 형태'. '사랑의 모양'이라는 부제와 원제를 함께 놓고 보면 '물'과 '사랑'이 대구를 이루는 쌍이다. 즉, 물의 형태와 사랑의 형태는 흡사하리라는 메시지. 부제를 누가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테마를 잘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은 단 한 방울만으로도 쉽게 감각할 수 있지만, 물의 형태를 정형화할 수는 없다. '물은 이렇게 생겼다'라고 단정하는 건 불가능하다(물론 화학자가 '물의 분자는 산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2개가 결합한 것이니 물의 형태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반박한다면 할 말은 없다.) 인간이 도구의 도움 없이 감각기관만을 활용해 인식하는 현실세계로 한정한다면, 물의 모양은 그것을 담고 있는 용기나 사물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사랑의 속성도 물의 속성과 같아서 함부로 그 모양을 규정할 수 없다. 누가 누구를, 무엇을 사랑한다고 하든 우리는 그 사랑을 고유한 형태의 물성(物性)을 가진 대상으로 치환할 수 없다. 따라서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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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IT 기업 '엑셈'에서 일하며 얼룩소와 브런치에서는 글로, 유튜브 '무비 프리즘' 채널에서는 영상으로 영화와 세상을 이야기하는 김태혁입니다 - (현) 직장인 & 영화감독 & 크리에이터 - 한겨레 영화 아카데미 영화 연출 워크숍 56기 수료 - (전) 한국경제TV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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