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첫변론> 대화형 리뷰 2 페천불지에 대하여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08/08
다큐멘터리 <첫변론> 대화형 리뷰 2 페천불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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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우리 딸과 회사 후배, 친구 등 여러 캐릭터 짬뽕, B는 다큐멘터리를 본 나임 편의상 반말로 하겠으며 다큐멘터리에 대한 스포일링이 포함돼 있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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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그래도 법원의 판결과 인권위의 판단으로 피해자 인정을 받은 사람이야. 또 그래 봐야 그저 한 20대 여성 개인에 불과하다고. 사실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이, 성희롱 피해자들이 피해 입은 후에 얼마나 고생하고, 온갖 추문과 비난을 감당해야 하는지 알잖아. 그런데 피해자가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자살로 감당을 포기해 버린 이 사례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자든 너든 무슨 재판관마냥 피해자를 추궁하는 게 맞아? 그게 말이 돼? 이게 2차가해 아니고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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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 그래 2차가해 이야기해 보자. 먼저 가해자와 피해자부터. 일단 나는 문제의 가운데에 서 있는 그녀가 일단 ‘피해자’라고 생각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는데 가해자라는 사람이 죽어 버렸네. 그럼 피해호소인이 아니라 피해자 규정이 맞다고 봐야지. ‘호소’를 다툴 상대방이 없으니 말이야. 또 법원과 인권위가 그 피해 사실을 인정했으니 공식적인 피해자가 맞아, 그리고 그녀의 말을 우선 들어줘야 해. 그게 피해자 중심주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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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피해자 중심주의가 피해자의 말을 전적으로 믿어야 한다는 식이라면 단호하게 No. 그건 피해자 중심주의가 아니라 피해자 절대주의야. 피해자의 증언이라 하더라도 합리성을 갖춘 근거와 움직이기 힘든 정황이 파악될 때, 가해자를 제대로 응징할 수 있지, 그렇지 않고 피해자의 말만 듣고 가해자를 응징한다면 그건 왕년에 손가락총으로 빨갱이 잡아내던 시절같은 야만으로 돌아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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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페미니스트가 그러더라.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드러내는 아픔 속에서 거짓을 고할 것 같은가” 암 고하고 말고. 아니 고할 수 있고 말고. 여자는 사람 ...
김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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