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던 고춧가루 일사천리로 마무리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10/09

   
유성장날이다. 장날만 되면 남편일정을 살펴서 주말이나 공휴일에 건고추를 사올 셈이었다. 이 생각을 추석 전에도 했다. 장날에 비가 오거나 날이 꾸물거리면 그것도 내키지 않았다. 장이 설 때마다 건고추 시장에서 물건을 보고 값을 물어봤다. 비가 자주 왔는데 고추는 어찌 저리도 탐스럽게 컸을까 싶은 건고추가 많이 나왔다. 
   

한 근에 2만 2천원, 길쭉하게 쭉쭉 뻗은 자줏빛 건고추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좀 비싸다. 다음에 오면 값이 좀 내릴까. 다음 장에 오니 그때 그만한 고추가 2만원이다. 얼른 사서 빻아놔야 하는데. 그러다 추석이 지났다. 지난 장에서는 최고로 좋다는 ‘메이커’가 2만원. 그 아래 1만8천원, 1만7천 원짜리도 썩 괜찮다. 1만6천원, 1만5천원 짜리는 왠지 찌지부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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