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문학 5 - <동사서독> - 詩와 같은 죽음
2023/11/30
한국에 소개된 영화명은 동사와 서독이라는 두 인물에 초점을 맞춘 <동사서독>이지만, 영어로 된 제목은 <시간의 재Ashes Of Time>다. 영화 속에는 죽음이, 가을날의 낙엽처럼 어지러이 흩어져 내린다. 죽음은 시간의 끝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억과 흔적들이 추악하든 아름답든 잔영으로 오래도록 죽음의 자리에 남아 어른거린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어른거림은 산 자의 눈에, 산자의 기억에 깃든 것이다. 산 자의 눈과 산 자의 기억도 사막을 휩쓰는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사라진다. 그렇게 죽음은, 시간의 종말은 바람에 날려가는 재처럼 허망하기 그지없다.
칼이 번득이고, 나가떨어지는 팔 다리와 더는 움직임이 없는 널브러진 육신들이 등장한다. 어떻게 해도 아름다울 수 없는 장면. 그런데, 죽음이 흐르는 영...
@악담
문자를 모르셨다니 머릿속이 남들보다 울창하셨을 겁니다.^^
아하, 달콤한 인생에 나왔던 그 대사(깃발이 흔들리고. 바람 어쩌구저쩌구)가 혜능의 말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