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광의 필견작
영화광이라면 절대 놓쳐선 안 되는 영화들이 있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의 ‘전함 포테킨’, 세실 드밀의 ‘국가의 탄생’, 장 르누아르의 ‘게임의 법칙’,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 영화사적 위상을 떠나 후대의 영화들에 의해 수없이 변형되고 재생되는 작품들이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순응자(The Conformist)’는 마땅히 그 목록에 포함돼야 한다.
베르톨루치의 영화는 1988년을 기점으로 뒤늦게 한국에 상륙했다. 그해 개봉한 ‘마지막 황제’(1987)는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 예술영화의 그로테스크한 하이브리드를 보는 듯했다. 1996년 개봉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1972)는 너무 늦게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