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웃는 삐에로

프락시스 · 무언가를 쓰는 사람입니다.
2024/05/20
저는 삐에로입니다. 다른 말로 광대라고도 하지요.

저는 지금 지하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후훗, 왜냐고요? 왜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왕국의 수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를 펼쳤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연극의 내용이 문제가 되었다네요.

제가 맡은 역할은 왕을 조롱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왕권과, 날뛰는 귀족세력을 제어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 자기 자식들에겐 포악하기 그지없는 모습까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제 연기를 본 사람들의 입가에서 피식 웃음이 나올 때, 저는 행복했습니다.

왕국의 기사들이 들이닥친 것은 그때였습니다. 공연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고, 저는 목줄이 잡아채인 개처럼 비참하게 질질 끌려가 이 지하 감옥에 갇혔습니다.

하지만, 저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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