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준평론] 눈물로 애도하는 국민, 책임으로 애도할 국가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 TMT상담으로 소확행 찾는 행복공장장
2022/11/01
#멋준평론
눈물로 애도하는 국민, 책임으로 애도할 국가

0.
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


2022년 10월 29일 밤 10시가 막 지났을 무렵, 합정역에서 지하철 6호선에 몸을 싣고, 이태원역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딱히 핼러윈 분장을 하지도 않았고, 핼러윈데이 때 이태원에 가본 적도 없었죠. 하지만, 가요 [이태원 프리덤],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 등이 심어둔 이태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제가 지하철에 탑승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린다는 말만 듣고, 한번 구경이나 가볼까 싶은 마음 때문이었던 것이죠.

정거장을 지나면서 핼러윈 분장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지하철에 탑승했었습니다. 다들 분장과 복장에 진심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요. 막상 이태원역에 도착하니 지하철에 탑승해 있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지하철을 타려고 플랫폼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막상 군데군데 비어있던 지하철이 꽉 차게 되자, 이태원역에 하차하는 게 급히 귀찮아졌습니다. 마침 몸에 근육통이 조금 있기도 했고요. "오늘만 날인가, 다음에 친구들이랑 가지 뭐." 하는 마음에 빈자리에 앉아 쭉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와 잠들기 전 잠깐 스마트폰을 보는데, 스마트폰에서 지자체에서 발송하는 각종 경보가 울리고, 포털사이트/유튜브/커뮤니티는 이태원 실황을 속보로 끊임없이 몰려들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2시간 가까이 발생한 상황을 파악하는 가운데,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귀찮음을 무릅쓰고 이태원역에 내렸더라면 사고 현장에 있었거나, 사고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겠죠.

그렇게 이틀 동안 무기력한 채로 사고 관련 기사, 뉴스 영상 등만 찾아보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 너무 끔찍했는데요. 문득, 이번 사고에 제가 너무 과몰입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큰일 나겠다 싶은 마음에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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