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2
생각보다 경험기억력이 좋은 나는 단풍나무 사진을 보다 문득 5살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30년도 더 전의 그 시절, 나는 어머니와 손잡고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남포동과 보수동 끝자락의 경계선상이었는지 모른다. 그 당시 어머니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렸다. 긴 생머리를 하고 계셨고 예민한 나를 키우느라 지방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였다. 어머니는 친구를 만나러 레스토랑으로 가고 있었고 그 얕은 언덕길 양쪽으로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게 느껴졌었다. 가을이면 이렇게 온 도시에 빨갛고 노란 단풍잎으로 가득 찬다는 것을.
지금은 어디를 가봐도 도심에서는 단풍나무나 은행나무를 보기 힘들다. 아마도 청소부 인원 감축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시청에서 다 잘라버리지 않...
30년도 더 전의 그 시절, 나는 어머니와 손잡고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남포동과 보수동 끝자락의 경계선상이었는지 모른다. 그 당시 어머니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렸다. 긴 생머리를 하고 계셨고 예민한 나를 키우느라 지방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였다. 어머니는 친구를 만나러 레스토랑으로 가고 있었고 그 얕은 언덕길 양쪽으로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게 느껴졌었다. 가을이면 이렇게 온 도시에 빨갛고 노란 단풍잎으로 가득 찬다는 것을.
지금은 어디를 가봐도 도심에서는 단풍나무나 은행나무를 보기 힘들다. 아마도 청소부 인원 감축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시청에서 다 잘라버리지 않...
가을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려서, '어디로 가야지만' 찾을 수 있는 가을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시간들여 돈들여 단풍보러 날잡아 가야만 하는 세상이 되어버려서 아쉽습니다.
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있기 전까지 저희 어머니는 예쁜 단풍과 은행 잎을 발견하면 책 속에 잘 넣어 두셨다가 손녀인 제 딸에게 선물로 주시곤 하셨습니다. 한 번은 노트를 한 권 사셔서 일일이 풀과 스카치 테이프로 하나씩 붙여서 주신 적도 있고요. 가을은 분명 아직 여전히 우리 옆에 있는데, 그걸 마주하는 여유가 줄어들었음도 느끼게 됩니다. 사라진 나무들도 있고, 짧아진 가을 탓도 조금은 있겠지만, 그저 잠시 가을 숲이나 공원을 거닐면서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낙엽을 뒤적이는 짧은 시간을 낼 여유조차 없어진 것이 아닐까 걱정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있기 전까지 저희 어머니는 예쁜 단풍과 은행 잎을 발견하면 책 속에 잘 넣어 두셨다가 손녀인 제 딸에게 선물로 주시곤 하셨습니다. 한 번은 노트를 한 권 사셔서 일일이 풀과 스카치 테이프로 하나씩 붙여서 주신 적도 있고요. 가을은 분명 아직 여전히 우리 옆에 있는데, 그걸 마주하는 여유가 줄어들었음도 느끼게 됩니다. 사라진 나무들도 있고, 짧아진 가을 탓도 조금은 있겠지만, 그저 잠시 가을 숲이나 공원을 거닐면서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낙엽을 뒤적이는 짧은 시간을 낼 여유조차 없어진 것이 아닐까 걱정됩니다.
가을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려서, '어디로 가야지만' 찾을 수 있는 가을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시간들여 돈들여 단풍보러 날잡아 가야만 하는 세상이 되어버려서 아쉽습니다.
이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