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라디오
고장난 라디오 · 1인 자영업자, 글쟁이.
2022/10/22
  생각보다 경험기억력이 좋은 나는 단풍나무 사진을 보다 문득 5살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30년도 더 전의 그 시절, 나는 어머니와 손잡고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남포동과 보수동 끝자락의 경계선상이었는지 모른다. 그 당시 어머니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렸다. 긴 생머리를 하고 계셨고 예민한 나를 키우느라 지방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였다. 어머니는 친구를 만나러 레스토랑으로 가고 있었고 그 얕은 언덕길 양쪽으로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게 느껴졌었다. 가을이면 이렇게 온 도시에 빨갛고 노란 단풍잎으로 가득 찬다는 것을. 

  지금은 어디를 가봐도 도심에서는 단풍나무나 은행나무를 보기 힘들다. 아마도 청소부 인원 감축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시청에서 다 잘라버리지 않...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취미가 본업이 되는 그날까지.
16
팔로워 21
팔로잉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