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청실홍실 (5)
“ 미아리 눈물고개에~~~ 임이떠난 이별고개에~~~ 화약연기 앞을가려 눈못뜨고
헤매일때애~~~ 당신으은~~~ 철사줄로 두손꽁꽁 묶인채로~~~ ”
“ 한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있느냐~~~ 모란봉아 을밀대야 네 모습이 그립구
나아~~~ ”
시간이 흘러 광일의 나이가 어느덧 4-5세 정도가 되었다. 경환과 가인 내외는 이 무렵 신길동 우진아파트에서 광희,광일 두 남매를 키우며 살 때인데 원래 제 엄마가 품에 안고 그런 노래를 자장가랍시고 들려주며 자랐기 때문일까. 어쨌든 제 엄마가 ‘한많은 대동강’이니 ‘단장의 미아리고개’니 주로 6.25나 실향민의 아픔을 다룬 노래를 흥얼거리면 칭얼거리지 않고 새근새근 잠들더라는 아이. 그래서인지 어느정도 자라서 말도 또렷하게 잘 하고 TV 화면속의 내용도 조금씩 인식이나 이해를 하게되기 시작할 무렵. 아이가 종종 이런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기 시작했다. 제 어미를 닮아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제 어미 품안에서 그런 노래를 들으며 자라서 그런지 저런류의 노래를 즐겨 부르고 흥얼거리곤 하는 아이. 다만 가인이야 아이가 그런 노래를 부르는 것을 개의치 않았지만 할머니가 그 사실을 아시면서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달에 한두번정도 아들내외 사는 모습이 궁금해 들러주곤 하시는 전노파. 결국 노인의 눈에 손자 광일이가 그런 노래를 부르는게 눈에 뜨이지 않을수가 없었다.
“ 광일아, 너 그 노래 대체 누가 가르쳐준거니 ? ”
할머니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 않게 느껴져서일까. 뭔가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음인지 광일은 할머니 앞에서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있었다. 아이가 그러자 결국 할머니가 다그쳤다.
“ 아니 도대체 애가 어른이 묻는데 왜 그러고 있어 ? 그딴 노래들 대체 누가 가르
쳐준거냐구 !!! ”
아무래도 짚이는데가 없지는 않아서인지 노파는 결국 막내며느리 가인을 호출했다. 사실 가인도 원래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고향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닐 때 그런 노래를 좋아했기 때문인지 결혼을 하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