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귀에 반한 재즈7 Jeru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마일즈는 쿨 재즈의 창시자가 아니다.

목혜원
목혜원 · 소설가
2024/03/22
마일즈 데이비스의 <Boplicity> 들어보기

'Birth of the Cool' 앨범 들어보기

원래 애초에는 이번 장에서 하드 밥에 대해 이야기해 볼 계획이었으나, 소개하려는 곡의 순서 상, 그리고 쿨 재즈에 대해 먼저 다루는 것이 나중에 하드 밥을 이해하는 데에 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의 곡 <Boplicity>를 골랐다. 
<Boplicity>와 이 곡이 수록된 앨범 ‘Birth of the Cool’을 듣고 있자면, 태평양 해안의 선선하고 청명한 바닷바람과 상쾌한 바닷내음이 살결과 콧속을 스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모두 L.A.나 샌 프란시스코가 아닌 미 동부 뉴욕에서 1949년과 1950년 두 해에 걸쳐 녹음되었다.
수록곡들 중 일부 몇 곡은 녹음 직후에 작은 도넛 판 EP싱글로 먼저 발매되었고, 전체 앨범이 나오게 된 것은 녹음한 지 수년이 지난 1954년에 이르러서였다.
앨범의 성공 여부에 대한 레코드 사의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1949년과 1950년 녹음 당시만 해도 마일즈 데이비스는 아직 애송이 신인이었으니까.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또, 앨범이 처음 발매된 1954년에는 ‘Classics in Jazz; Miles Davis’라는 전혀 다른 제목이 달려 있었다. 앨범에 ‘Birth of the Cool’이란 불후의 제목이 붙어서 재발매된 것은 그로부터 3년이 더 지난 1957년이다.
앨범 제목을 ‘Birth of the Cool’로 붙임으로써 이 앨범의 녹음이 쿨 재즈Cool Jazz의 시작이었다고 공언한 셈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마케팅 상의 과장이었다.
마일즈 데이비스가 이 앨범을 녹음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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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하>와 <밀수>등을 제작한 영화사 '외유내강'에 휴먼 멜로 장르의 시나리오를 판매하는 것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했고, 2015년 출간된 장편소설 <야간 소풍>과 2020년 출간된 단편소설집 <소설, 부산> 중 '포옹'을 집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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