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억압된 존재는 행복할 수 없다

강현수
강현수 · 영화와 冊.
2023/11/06
2019. 셀린 시아마. 타오로는 여인의 초상.

엘로이즈의 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너에게 운명의 짐을 떠넘겨 미안해.”

언니의 죽음으로 수녀원에 있던 엘로이즈(아델 에넬)는 집으로 소환된다. 집안의 결혼은 그녀의 몫이 된다. 얼굴도 모르는 남자를 위해 그녀의 초상화가 보내져야 한다(이런 풍습이 있었다 한다). 딸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엘로이즈의 어머니는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메를랑)를 초청한다. 모델을 거부하는 엘로이즈를 상대로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어쩔 수 없이 마리안느는 엘로이즈와 동행하며 그녀를 관찰한다. 집요한 시선은 점점 더 엘로이즈의 깊은 곳으로 향한다. 그러나 관찰하면 관찰당하기 마련이다. 상대의 깊은 곳에 다다르자 자신의 깊은 곳도 점령당한다.
마리안느의 시선에 비친 엘로이즈.

모르는 남자와 결혼한다는 건 두려운 일이다. 21세기라고 인간 본성이 크게 달라졌을 리 없다. 오랜 시간을 만났어도 결혼 후 낯선 모습의 그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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