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당 배추, 허당 주부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1/08
"배추 뽑아야겠어. 다 얼기 전에..."

남편 말에 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오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3도.  올 가을 들어 제일 낮은 기온이다. 하긴 어제부터 겨울이 되었구나 실감이 나는 날씨였으니까.
그렇다고 배추를 뽑을 필요는 없다.
배추는 영하로 내려가 잎들이 하얗게 얼어도 햇볕이 비치기만 하면 언제 얼었냐는듯 사르르 다시 원상태를 회복하는 정말 신기한 식물이기 때문이다.
처음 배추를 심었을 땐 하얗게 언 배추를 보고 발을 동동 구르며 진작 뽑을걸 농사 다 망쳤네  하며 안타까워 했었다.
그러나 금방 다시 멀쩡해지곤 하는 걸 보며 너무 신통방통했다. 형님도 12월 초까지 놔둬도 돼. 하고 말씀해 주셨다.
배추가 제대로 크고 알을 잘 안아주면 얼 때까지 놔 둘 필요는 없겠지. 여긴 고지대라 좀더 일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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