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의 계보 ⑤ : 망가 서사의 뿌리, 에도의 대중엔터테인먼트 코단(講談)에서 찾다

박인하
박인하 인증된 계정 · 만화평론가, 만화연구자
2024/02/04
망가의 계보를 따라 올라가면 각각 몇가지 지류를 만난다. '그림으로 이야기하기' 전통을 거슬러 올라가면 '토바에(鳥羽絵)'라는 절에서 그린 우스꽝스러운 그림의 계보와 만나고, 글과 그림을 활용한 서사물 두루마리 그림(絵巻物)에 고착한다. 이 두 흐름은 에도시대 도시의 발전과 함께 활발해진 목판인쇄, 대중적인 출판물, 책대여점(貸本屋) 등의 조건과 결합해 '그림책(絵本)'으로 묶인다. 19세기말과 20세기 초 서구문물이 들어올 때 유럽의 (기법으로) 캐리커쳐, (내용으로)풍자만화가 도입되었고, 근대인쇄의 도입과 함께 근대매체로 안착이 된다. 여기까지가 '얼룩소'의 망가의 계보 ①-④에서 한 이야기다. 시대순으로 가면 ⑤에서는 기타자와 라쿠텐(北沢楽天1876-1955)과 오카모토 잇페이(岡本一平1886-1948)로 넘어가야한다.

하지만 형식이 아니라 독특한 스토리텔링의 지류도 존재한다. 망가, 더 넓게 일본 대중문화 특유 스토리텔링은 어디에서 왔을까? 소극장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요세(寄席)'에서 행해지던 여러 공연이 근대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일본 특유의 여러 스토리텔링을 만들었다.
<春色三題噺>에서 묘사한 라쿠고 공연(출처 : https://www.library.metro.tokyo.lg.jp)
요세는 에도시대에 등장한 예능이다. 처음에는 길거리 공연이었다가 공연장(이라고 하지만 작은 가게)에서 사람들을 모아 놓고 공연하는 형태를 포괄적으로 '요세'라고 불렀다. 요세는 라쿠고(落語, 요세의 대표적인 공연. 혼자 무대에 앉아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코단(講談, 무사나 위인들의 이야기,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 책을 읽는다.), 로우쿄쿠(浪曲, 사미센의 연주에 맞춰 혼자 서서 연기를 하는 공연) 만자이(漫才, 2명으로 구성된 연기자들이 나누는 만담), 다이카구라(太神楽, 사자춤을 중심으로 우산돌리기와 같은 기예 공연), 키쥬츠(奇術, 마술공연) 등으로...
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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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한국만화, 일본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를 좋아합니다. 보고,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2020년부터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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