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뻥" 뚫어버리는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3/12
영상을 볼 때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톱니바퀴를 눌러 "재생속도 2배속"으로 설정하기. 급한 성격 덕분인지 가만히 영상을 들여다 보는 일이 제게 잘 맞지 않아요. 그랬던 제가 요즘 한 영상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핸드폰을 붙잡고 있습니다.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뜨게 된 영상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업체의 "하수구 뚫는 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멍하니 시간을 보낼 때면, 그 영상을 틀어놓곤 해요. 꽉 막혀있던 배수관이 뻥-하고 뚫리는 것이 속이 시원한 덕분일까요. 뚫는 과정이 결코 깨끗한 것은 아님에도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가끔 한시간이 넘도록 영상을 보고나면, 스스로에게 놀라움을 표하게 됩니다. 2배속으로 틀어놓았다고 해도, 영상을 잘 보지 못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핸드폰 중독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할 때가 아니었네요.

'시원하게 하수구가 뚫리는 모습'이 중독성의 원인이라면, 그 모습 못지 않게 친절하게 고객들에게 설명을 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고객들을 만나도 차분하게 설명을 해 나가는 모습이 퍽 인상깊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찍기 때문에, 영상 속 사람들은 조금 더 친절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네들의 말과 태도를 보면, 스스로의 일에 대한 신념이나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더러운 일"임을 알고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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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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