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사회주의자는 많다. 지난 대선 때 노동당은 이백윤 씨를 '사회주의 대중정당'의 통합 후보로 내보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당대회 때마다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사회당'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저 사람들을 동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 사람들은 계급투쟁을 고집하지만, 생시몽 같은 최초의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에게도 유리한 방향으로 계급협력을 이끌어내려 했다. 저 사람들은 시장경제를 극복 대상으로 보지만, 유럽에는 시장을 통제하고 활용하려는 사회주의자도 많았다. 저 사람들은 동물권, 정치적 올바름, 비무장 평화주의를 고집하지만, 사회주의자가 꼭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
간혹 저 사람들이 사회주의 구호를 외치는 걸 보면 짜증날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내가 좀 더 역사 깊은 사회주의를 주장하고 있는데, 저 사람들이 사회주의라는 이름을 독점하면서 괜한 오해만 퍼뜨리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게 저 사람들에게 사회주의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할 권리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