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들의 과제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10/31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사흘이 지났다.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한 그제 밤을 지나 어제는 종일 몽롱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맑게 개인 시월의 마지막날, 진짜 핼러윈 날이 밝았다. 생각을 가다듬는다. 남은 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차가운 시선과 따뜻한 시선이 동시에 필요한 남은 자들의 과제를 짚어본다.


차가운 시선 - 
꼼꼼한 참사에 대한 분석

  용산구청은 사고 이틀 전인 27일 부구청장 주재로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방역 소독과 시설물 안전 점검, 불법 주정차 단속, 청소 대책 등이 이 자리에서 논의된다. 이 보도자료의 제목에는 안전이 명시돼 있지만, 자료 어디에도 수많은 군중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안전 대책은 나와 있지 않다.

  이는 참사 2주 전 용산구청이 주도한 '이태원 지구촌 축제 2022'때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이때는 이태원 일대 차량을 전면 통제하고, 1078명의 안전 요원이 투입돼 현장을 관리했다. 관이 주도한 행사와 달리 이태원상인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용산구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주관 행사가 아니라지만 수 년간 몰려온 핼러윈 인파에 대해 이처럼 느슨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는 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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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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