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소설] 옥중 회고록

글비대 · 읽고 쓰는 걸 좋아합니다
2024/02/21
2001년 5월 18일

 나의 이름은 김무택이고 1965년에 서울에서 태어났읍니다. 나는 장애를 가지고 있고, 가방끈이 짧읍니다. 글씨가 이상해도 이해 바랍니다. 나는 죄가 없읍니다. 이 글을 꼭 읽어주십시오. 

 나의 엄마는 나를 낳고 키우다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그 남자와 떡을 치고 나의 여동생을 낳은 후 그 남자와 도망쳤다고 내 아빠가 말해줬읍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는 여동생에게 씨발년이라고 했읍니다. 하는 짓이 지네 애미랑 똑같다고. 걸레년들은 태생부터 알아볼 수 있다고 했었읍니다.  

 아빠는 여동생을 팼읍니다. 술 먹고 패고, 눈에 보인다고 패고, 밥 안 차린다고 패고, 생리한다고 패고, 그런 여동생을 보호하려고 하면 아빠는 나도 같이 팼읍니다. 아빠가 주먹으로 때릴 때는 맞을 만했지만, 여동생은 많이 아파하였읍니다. 내가 아빠의 주먹을 막으면 아빠는 발로 날 밟기 시작했고, 술을 마신 날에는 술병으로 때렸읍니다. 여동생과 나는 아빠가 맥주를 마실 때면 안심했읍니다 왜냐하면 맥주병은 소주병에 비해 하나도 안 아팠읍니다. 

 내가 중학교에 다니던 때, 어느 날 아빠는 술에 취해 기분 좋은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아빠 기분이 괜찮은 틈을 타 여동생이 아빠에게 생리대 살 돈을 조심스럽게 부탁하자, 아빠는 여동생에게 갑자기 씨발걸레년이라고 하면서 소주병으로 여동생의 배를 때리기 시작했읍니다. 여동생이 펑펑 울기 시작했읍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어 처음으로 아빠를 발로 찼읍니다. 그러자 아빠가 알아들을 수 없는 욕을 하며 소주병으로 내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읍니다. 나는 살기위해 손으로 머리를 막았지만, 아빠는 내 손을 깨진 소주병으로 계속 내리치다가 내 손을 잡고 너덜너덜해진 내 손가락 네 개를 그 소주병으로 잘라버렸읍니다. 그게 제 오른손에는 엄지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너무 아파서 손을 움켜지고 있을 때, 여동생이 제가 맞고 있는 동안 칼을 가져와 아빠 등을 찔렀읍니다. 아빠가 욕을 하며 뒤를 돌았을 때, 나는 다시 그 칼을 잡고 아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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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편소설을 글쓰기의 크로키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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