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청실홍실 (3)
명숙은 가인에게 한껏 모욕을 주고 떠났고 크게 상처받은 가인은 다음날 회사에서 경환을 만나 울며불며 이 일을 말했다. 경환도 화가 많이 났는지 일단 가인을 달랜뒤 자신이 직접 명숙을 만나 항의했다.
“ 아무래도 제가 사람을 잘못본 듯 합니다. ”
평상시 무뚝뚝하고 침착한 그의 성격답지 않게 지금은 한껏 격앙되어 있는 목소리다. 경환이 이렇게까지 화를 낼것이라고까진 명숙도 예상을 못했는지 다소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이고 있었고 경환의 항의가 이어진다.
“ 대체 그쪽이 가인이를 왜 만나요 ? 도대체 그게 무슨 무례한 짓이냐구요 ? ”
“ 이것보세요 !!! ”
허나 명숙도 명숙대로 나름 적반하장이라는 생각이라도 드는지 사뭇 당당하게 나오며 경환에게 이와같이 말한다. 명숙도 화가 나긴 난 모양이다.
“ 대체 지금 누구편을 들고 있는거에요 ? ”
어쨌든 경환이 선을 본 상대는 난데 대체 누구편을 드느냐는 명숙의 항의. 경환이 그런 명숙에게 맞받아친다.
“ 편이라니 지금 무슨말이 그래요 ? 아닌말로 우리가 어디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
이이기라도 한가요 ? 그냥 선자리 한번가진 그게 전부이잖아요. ”
하긴 그렇다. 아무리 아직 연애보다는 중매가 보편적인 시대라고 하지만 무슨 조선시대마냥 상대방 얼굴도 모르는채 시집,장가 가는 그런 시대는 분명 아니고, 만약 선을 보았다가 상대가 마음에 안들거나 혹 사귀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사실대로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아주 완고한 집안이 아닌 다음에는 그래도 자식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더 많았을 그런 시대다. 헌데 그냥 선자리 한번 나가본게 전부일뿐 결혼을 하는것도 연애를 하는것도 아닌 명숙과 경환의 사이에서 명숙이 마치 경환과 장래라도 약속한 무엇이라도 되는양 나오는것도 과하다면 과잉된 행동인 것이 분명하다. 허나 명숙도 명숙대로 지지않겠다는 듯 따져든다.
“ 이것봐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어쨌든 선 본 사람은 난데...전 이렇게 무시하고
모욕을 주어도 된다는 이야긴가요 ? 대체 그쪽은 그 가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