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낙심(에밀리 브론테)

노영식 · 석기시대 언어학자
2024/01/14
믿음과 낙심
에밀리 브론테(졸역)

초겨울 바람결이 굵고 거칠구나.
아이야, 나에게 다가오렴.
네 책들이랑 외로운 소꿉놀이는 밀쳐 놓아라.
밤을 지새우면서 꼭두새벽이 오도록
이야기하면서 시름에 잠긴 시간을 헤쳐나가리라.

 딸 이레나(평화 뜻이 있음)야, 우리네 비바람 들이치지 않는 시골 저택집 둘레에
 십일월 황소바람은 몰래 찾아왔다.
 딸의 머릿결을 살랑일 만큼
 실내에는 조그만 실바람 한 올 스며들 틈이 없다.
 딸의 카멜레온 눈빛에 눈길
 그 불꽃을 지켜봐 반갑다.
 행복한 고요 속에 내 가슴에 
 딸의 뺨을 보드랍게 누른 채 느끼기.

 그렇지만 그럼에도 이 안온함마저
 나에게 쓰고 불안한 생각을 불러 일으키고
 붉은 벽난로 불의 유쾌한 빛 속에서,
 나는 눈으로 막힌 깊은 산골짜기를 생각한다.
 나는 황야와 안개 낀 언덕을 꿈꾼다.
 저녁이 찾아오고 차가워지는 곳;
 추운 산 속에 홀로,
 내가 옛날부터 사랑했던 사람들을 기억 속에서 불러놓고
 절망적 고통 속에 내 마음은 아프다.
 부질없는 불평에 질려,
 다시는 그들을 불러내지 않겠다고!

 FAITH AND DESPONDENCY 
 Emily Bronte 

The winter wind is loud and wild,
Come close to me, my darling child;
Forsake thy books, and mateless play;
And, while the night is gathering gray,
We'll talk its pensive hours away;—

 Ierne, round our sheltered hall
 November's gusts unheeded call;
 Not one faint breath can enter here
 Enough to wave my daughter's hair,
 And I am glad to watch the blaze
Glance from her eyes, with mimic rays;
 To feel her cheek, so softly pressed,
 In happy quiet on my breast,

 But, yet, even this tranquillity
 Brings bitter, restless thoughts to me;
 And, in the red fire's cheerful glow,
 I think of deep glens, blocked with snow;
 I dream of moor, and misty hill,
 Where evening closes dark and chill;
 For, lone, among the mountains cold,
 Lie those that I have loved of old.
 And my heart aches, in hopeless pain,
 Exhausted with repinings vain,
 That I shall greet them ne'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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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년 전 구대륙 인류의 신대륙 확산 이후 단절된 언어 비교로 석기 시대의 언어를 발굴한다. 특히 남미 안데스 산중 티티카카 호반의 언어와 아시아 언어를 비교한다. 각 언어 전문가 논저와 DB를 이용해 신뢰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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