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란 세계> 어쩌면 세계보다 작은 우주에 가까운
책방을 운영하면서 많은 손님을 만났다. 한 번의 만남으로 그 연을 다한 경우도 있지만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오래, 깊은 인연으로 이어진 경우도 많다. 그 가운데 어린이 손님들과의 만남은 당시엔 어려웠지만 돌아보면 모두 의미있는 기억으로 남은, 내겐 소중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책방은 아주 작은 공간에 카메라와 책을 비롯한 잡다한 물건이 많다. 혹여 예상치 못한 불편한 상황이 생기지는 않을까 어린이 손님이 오면 약간 긴장이 된다. 그뿐이랴.
‘존대를 해야 할까 반말을 써야할까, 어린이에게 존대를 하면 좋지 않다던데 뭐가 맞는 정보일까.’
늘 걱정은 앞서고 행동은 굼뜬 탓에 어린이 손님에게 한 번도 만족스러운 응대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내 걱정이 무색하게 대부분의 어린이 손님들은 매우 의젓했다. 민망하지만 어린이 손님들이 나보다 훨씬 품위가 있다는 표현이 알맞을 것이다. 함부로 물건을 만지거나 소란을 떠는 경우도 없었다. 되려 뻣뻣하게 굳은 내가 노트와 종이를 주며 필요하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마련해주겠다고 하면 열 명 중 열 명 모두가 만면에 기쁘고 수줍은 표정으로 감사를 전한다.
이렇게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도 나는 어린이 손님들이 늘 어려웠다. 나는 양육하는 입장도 아니었고 어린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말이 내가 숨기에 꽤 괜찮은 그늘이었다. 구태여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러다 얼마 전 책방 오픈 당시 자주 오시던 손님이 어린이 손님과 함께 책방에 들어왔다. 오픈 당시 곧 출산을 앞두고 있었던 손님은 어느새 홀쭉해진 배와 함께 새로운 손님과 함께 였다. 소개 받은 어린이 손님은 ‘어린이’라고 하기엔 조금 더 어린 나이였다. 어쨌거나 공식적으로 어린이집에 다니는 그 손님은 얼른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하고 내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한 생명이 태어나 언어를 습득하고 사회와 관계를 맺는 일이란 얼마나 웅장한 일인가.
아주 작은 어린이 손님을 보며 존재만으로도 누군가에게 감동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배웠...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수정해주시면 좋겠네요. <어린이라는 세계> 본문에서도.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