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하나 투하되고 나면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8/25
금요일 아침입니다. 나는 항구에 서서 떠나는 금요일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아마도 월요일 아침에 다시 돌아올 테니 오늘을 잘 보내고 있으면 될 것 같아요.
   
흐렸던 하늘과 푸른 하늘이 서로 겹쳐 햇살이 길가에 쏟아부은 모래처럼 반짝이다가 그늘로 순식간에 뒤덮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계획들을 세웁니다. 
   
한 번씩 읽었던 시집들이 쌓인 언덕 위로 올라가 다시 한번 박혀 있던 돌을 파내고 싶기도 하고, 그 돌을 기어코 냇가까지 굴려 시냇물에 씻고 싶기도 하고, 그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가만히 고개 들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싶기도 합니다. 
   
어떤 계획이든 무의한 것들이어서 늘 숲 어딘가에 젖은 흙이 잔뜩 묻은 돌이, 냇가엔 손을 씻느라 풀리는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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