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진 · 사회심리학 이론을 덕질하고 있습니다.
2023/12/13
1)

비판 A : 나무위키 토론은 순전히 날치기다. 진짜 전문가가 날밤 새며 머리 싸매고 전문자료 모아서 토론장에 와 보면 뭣도 모르는 X문가들이 지들끼리 선동과 날조를 쑥덕이더니 옳소 옳소 하고는 하룻밤도 안 되어 게딱지 밥 비벼 먹듯이 휘리릭 토론을 끝내 버린다.

비판 B : 나무위키 토론은 시간만 많은 백수들이 진짜 전문가들을 이기는 곳이다. 진짜 전문가들은 그런 곳에서 토론할 시간이 없어서 토론에 길게 참여하지 못하는데, 방구석 X문가들은 새털처럼 많은 게 시간이기 때문에 하루 온종일 토론장에 상주하면서 바쁜 전문가들을 쪼아대어 내쫓아 버린다.

2)

비판 A : 나무위키 토론은 아무것도 모르는 중딩들이 합세해서 진짜 박사 교수 전문가들을 토론으로 이길 수 있는 곳이다. 아무리 학술적으로 근거 있는 주장을 펼치더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중딩들 여럿이 몰려들어서 초 단위로 반박글(이라고 쓰고 뇌피셜이라고 읽는 글)을 달아대면 진짜로 얘네들이 이긴다.

비판 B : 나무위키 토론은 제대로 된 토론이 아니라 그저 누가 더 고급의 자료를 들고 와서 상대방을 쫓아내느냐에만 집착한다. 아무리 내가 옳은 말을 외쳐도 어디서 이상한 논문들 잔뜩 가져와서 늘어놓으면 아무도 내 옳은 말을 들어주지 않으며 오히려 독자연구로 몰려서 쫓겨나기까지 한다. 

"Anything but Rig Veda": 나무위키 토론 규정에 직접 기여한 입장에서 의견 드리자면...

나무위키 이용자이자 저 토론 규정들을 직접 만들었던 입장에서 꽤나 궁금한 것은, 비판 A 와 비판 B 를 동시에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대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나무위키 이용자인 저로서는 놀랍게도, 비판 A 와 비판 B 는 '나무위키를 욕한다' 는 특정한 맥락 속에서만큼은 상호배타적이지 않으며 동시에 참인 진술이 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나야말로 진짜 전문가다' 라는 숨겨진 전제가 참이어야 하기 때문일 겁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리그베다 위키의 저 악명 높았던 '위키방' 에서부터 활동했었던 제 기억을 되짚어 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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