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드는 것의 가치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2/11/25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만 복잡한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뭘 만들어 먹더라도 레시피를 검색할 때 꼭 넣는 단어가 있다. 바로 ‘간단한’이다. 시간은 부족하지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찾는 나와의 타협이다.

‘간단한 깍두기 만들기’
‘순두부찌개 간단하게’
‘간단한 사과잼 만들기’


간단하지 않은 엄마의 핸드 메이드

엄마는 손재주가 좋아 어릴 적 4남매의 니트와 목도리를 곧잘 짜 주었고, 집에는 엄마가 시집올 때 가져왔다는 자개가 박힌 덩치 큰 재봉틀이 놓여있었다. 엄마의 손을 거치면 한낱 실에 불과하던 것도 옷과 소품이 되었다. 동네에서 인정하는 손맛은 평범한 재료들도 맛깔나고 깔끔한 일품요리로 만들었다. 그런 음식을 먹고 살아온 가족들에게 외식은 큰 즐거움을 주지 못했다. 엄마는 항상 식당에 가면 불평을 했고, 아빠 또한 외식보다는 집에서 먹는 것을 선호했다. 그렇다 보니 엄마는 부엌을 떠나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이제 마흔이 넘은 나이가 되었지만, 늘 지각을 일삼은 내가 바쁘게 교복을 걸쳐 입고 뛰쳐나가던 아침이 종종 생각난다. 아침밥을 안 먹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 신발을 신는 나의 입에 국에 만 밥을 한 숟갈 먹여주던 엄마였다. 너무 추웠던 한 겨울 하교 후 집에 가면 그녀가 끓여놓은 뜨끈뜨끈하고 시원한 시래기 뭇국을 호호 불며 먹었다. 늦은 밤, 온 가족이 뜨끈한 아랫목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다가 홍게를 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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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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