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사라지면 내가...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2/15
지표면 아래까지 내려온 하늘을 안개라고 하는 거죠…. 멀리 보면 아니 바라다본 것보다 더 멀리 보면 그 하늘로 거대한 해일 속으로 사람들이 스며들어 사라지고 차들도 빨려들어 가버립니다. 
누군가 멀리서 나를 바라다본다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나를 볼 수도 있을 것 같은 아침입니다.
   
아침엔 알람을 끄는 대신 5분 후에 다시 울리도록 하고는 그 달콤하고 안온한 5분을 더 누렸습니다. 다시 5분의 사치를 누리려다 바닥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듯이 아니 그 먼지를 손끝으로 한없이 모으듯이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정말 출근하기 싫다.
   
그렇게 말을 하며 산책을 나옵니다. 아직 비는 내리지 않고 있고 선명했던 풍경은 물을 뿌려놓은 한지를 한 장씩 겹쳐 놓은 것처럼 짙어갑니다. 투명한 물이 무게를 지니지 않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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