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 마음을 내가 믿어요 - 13. 그까짓 거 떨릴 게 뭐 있어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8/26

우리 동네 여기 작은음악회를 해여. 난 금요일마다 난타를 쳐. 난타 잘~ 치지. 꽹가리 그런 거 잘 쳤으니까. 가르치는 선생님이 난타치는 중에서는 부녀회장이 제일 낫다는 거지. 지금은 부녀회장 안 보지만, 동네에서 부녀회장 12년 봤어여. 난타는 대회도 나가고 그래여.
   
   
진잠 애양회 때도 나가고 뭐, 저기 ‘작은내수변공원’인가 도안동 지나서 있어. 거기서두 공연하구. 그걸 하려면 우리도 연습을 해야 되잖아. 대전에서 이사 온 사람 김은숙이라고, 그니는 난타 학원을 다녔대~. 근데 원래 잘해. 응~, 잘해두 이게 또 그래도 새로운 걸 배우니까.
   
   
그전에 난타는 제자리에서 이렇게 치는 게 많았는데, 지금은 이 선생님이 또 어디 학원을 다녀서 배워갖구 와서 가르치는데, 움직이는 난타여. 발 하나 뒤로 했다 움직였다 입체적으루~. 그런데 다른 사람들 헷갈려 가지구 막, 어우~, 부녀회장 강은순은 볼 것도 없대. 
   
   
하나 둘 땅, 땅, 어우~, 나는 너무 신나~. ‘하늘에 조각구름 떠 있고~.’ 이게 짝짝 들어맞아가지구 율동이 너무 재밌어. 난 이제 가야금 하고 싶어, 아하하. 욕심도 많은 여자야. 작은음악회는 1년에 한 번 가을에 해. 봄에는 안 해여. 고추 심을라 바빠서 안 되구, 가을엔 너~무 좋지. 일기는 고등학교 때부터 썼지. 근데 내가 이런 일기를 써서 그런가, 글은 잘 못 써. 솔직히 책을 많이 읽구 이래야 되는데, 책 읽는 시간은 별루 없어. 옛날에 ‘뿌리깊은나무’ 잡지책은 달달이 봤어. 시집오기 전에 처녀 때는~. 그랬는데 아, 이놈의 거 시집와가지구 애 길르랴 살림하랴 이게 볼 새가 없는 거야.
   
   
농협에 가면 친구가 책자 줘. 응~, 그런 거 줘서 보고 그렇게 했는데, 어디 가서 말하고 표현하는 거가 남 앞에 떨리지가 않해. 중국여행 갔을 때 우리 막내 시누이 남편이 그 밤 비행기 타구 가야 되는데, 강에 불야성같이 해놓고 유람선 한번 태워주잖아. 배 타기 전에 어둑어둑하기 전이야. 근데 나 노래를 신청한 거야, 시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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