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의 투병기(4) - 꺼져가는 불꽃이여, 활활 타올라라!

연우
연우 · 근이영양증, 희귀난치병 작가
2023/09/20
손끝에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시퍼렇고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기계 호흡이 아닌 자가 호흡 중에 하루 한두 번 정도는 일어나는 일이다. 
호흡 상태가 안 좋을 때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열여덟, 어느 날부터 인공호흡기 없이는 단 하루도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되었다. 
갑자기 문득, "내가 정말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철저하게 외면하고 잊어왔던 현실이었다. 
그래야만 부정적인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젠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 것 같다.
⠀⠀⠀⠀⠀⠀⠀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낀...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몇만 번의 눈깜박임으로 글을 써내려 가는 작가 연우, 안구마우스로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다양한 글을 씁니다.
18
팔로워 2
팔로잉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