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7세 새엄마의 육아일기 (9.마지막회)
혜정과 수정이 동생 미정과 유정을 인솔하여 집을 나섰다. 늦은 저녁시간에 초등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그보다 어린 동생들까지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은 웬만해선 잘 볼수 없는 풍경이라서인지 버스정류장은 물론 버스안 승객들도 좀 의아하게 이 아이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 않고 밝아보이지 않아서인지 ‘어디를 가는길이냐 ?’고 궁금해서 물어오는 손님도 없었다. 그렇게 어느덧 병원까지 당도한 아이들. 그러나 늦은시간에 병원안으로 들어서는 아이들을 보면서 병원 관계자들도 ‘애들이 뭘 잘못알고 찾아온것인가 ?’ 하고 들어서는 아이들을 제지하는 해프닝도 잠시 있었다.
“ 안귀옥 환자분 가족들인데요. 엄마 많이 위독하시다는 아빠 연락 받고 달려온거에
요. ”
5학년 혜정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찾아온 이유를 설명하자 오해는 금방 풀렸다. 다만 지금 허원제가 바로 여기로 달려올 상황은 못되었고 아이들의 이모가 되는 귀옥의 동생이 바로 연락을 받고 달려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마지막 수술이 한참 진행되고 있을법한 상황이긴 한데 하지만 이미 가망이 없음을 의료진이 알고 있음일까. 수술실보다는 이미 영안실쪽에 준비가 되고있었다.
“ 엄마아아~~~!!! 엄마아아~~~!!! ”
아직 영정사진이라던가 이런게 정식 준비될 시간은 아닌지라 텅빈 빈소. 아이들은 제 엄마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 가운데서도 서글피 울고 있었고 잠시후 원제로부터 연락을 받은 귀옥의 다른 동생들이라던가 원제의 형님,누님들도 하나하나 빈소에 당도했다. 원제도 원제지만 아직 어린 조카들이 엄마없이 앞으로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아이들 큰아버지도 고모도 이모들도 그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원제의 두 누이중 한명이 살짝 원제를 불렀다. 딸로는 둘째인 승희였다.
“ 자네... ”
원제 역시 아직 망연자실한 가운데 동생도 동생이지만 조카들의 앞으로의 일들이 걱정이 되어 이 일을 묻지 않을수 없었다. 귀옥이 암판정을 받고 나서는 갓난아기때 내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