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2/08/09
기적과도 같은 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예술은 종종 순수한 감동, 기적과도 같은 감동을 선사하지만, 
그런 감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당황할 때가 있다. 
예술에 대한 내 관념, 내 경험의 바운더리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사람들은 감동을 단편적인 지식이나 정보로 환원한다. 
그래야 서랍 속 정리가 쉽기 때문이다. 위 장면에서 연주가 정말 대단했다는 감탄 대신 ‘곡 제목’이 뭐냐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다.

음악 파티에 참석한 어머니들은 연주를 통해 감동을 느끼지만, 이 감동은 위화감을 이겨내지 못한다. 그래서 ‘속임수’가 아니라면, ‘품위 없는 행위’라고 깎아내리며, (십분 양보해서) 연주는 정말 훌륭했지만, 그것은 부질없고, 자리에도 어울리지 않으며, 입에 올리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세상(음악이라는 이상적 예술의 세계)에 사는 마살레스 선생님이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 세상(현실)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입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 태도로 사람들은 곡 제목이 뭐냐고 묻고, 선생님은 대답한다.

일단 이 작품에서는 시선에 대한 묘사, 정확하게는 ‘다른 사람과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다른 곳을 바라보는 모습’에 대한 묘사가 도드라진다. 마살레스 선생님 같은 사람은 우리 주변에도 많을 것이다. 피아노 레슨이라는 자기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지만, 변화하는 세상, 
변화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가장자리로 밀려난 삶이다. 그런 존재들과 만날 때 우리 역시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다른 곳을 바라본다.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천천히 스러져가는 삶이고, 누구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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