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버리면 시야가 넓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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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okso 큐레이션 인증된 계정 · 지금 읽어야 할 콘텐츠를 골라드립니다
2022/10/28
출처: alookso
‘시진핑 3연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네. 어떻게 임기 초기 시동을 걸까?’
‘인도계 사람이 영국 총리가 됐다고? 재미있는 일이네.’
‘트위터 그래서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다는 거지?’

9,312개.

국내 최대 기사 DB를 갖고 있는 빅카인즈(Big Kinds)가 집계한 10월 27일 목요일 발행 기사 개수입니다. 가장 많이 다룬 내용은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로 138건입니다. 10위까지는 러시아, 코로나, 공공분양 가구 계획, SK하이닉스, 레고랜드 등으로 각각 50개가 넘습니다.

미국은 어떨까요? 4개 주요 언론사가 하루에 발행하는 콘텐츠만 1100개가 넘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가운데 230개를 쏟아냅니다.

대체 이걸 누가 다 읽나요?

세상은 변하고, 기사는 넘쳐납니다. 궁금한 건 있지만 찾아 읽기는 어렵습니다.

[글로벌 클래스]는 매주 해외 이슈를 골라 제안합니다. 왜 중요한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슈 많으시죠?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등 해외 언론의 번역된 기사를 통해 맥락을 파악해보세요.

오늘 출국준비 되셨나요? 참, 탑승에 소지 불가한 물건이 있습니다. 바로 ‘편견’. 내 의견이 옳다는 고집을 버리면, 태평양과 대서양이 내 발 아래, 눈 앞에 펼쳐집니다. 그럼 게이트 입장해주세요.

오늘의 파일럿, 이재현 에디터입니다.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 Politics: 어른들의 전쟁, 아이들의 전쟁
출처: 크렘린 제공

전쟁이 벌어지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전쟁은 모두에게 비극이지만 어린아이에게 더 그렇습니다. 고향을 떠나 떠돌거나, 부모와 떨어져 친척 집에 맡겨지고, 고아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비극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전쟁을 일으킨 나라(그러니까 러시아)가 쳐들어간 나라(그러니까 우크라이나)의 아이들을 강제로 데려가 입양을 시켜버린다면 어떨까요?

믿을 수 없는 말이지만, 실화이며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는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러시아로 입양했습니다. 버려진 아이들을 구조한다는 명분이지만, 불법 강제 이주는 전쟁 범죄입니다. 고아원이나 집단 주거 시설 출신 어린이가 대상이라고는 하지만, 가족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왜, 왜?

러시아, 혹은 푸틴 대통령은 왜 점령지 아이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걸까요?

속내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아이들마저 빼앗겼다는 패배감을 안기고 점령지의 미래 반격 가능성까지 말살하겠다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바라봤습니다.

뉴욕타임스가 만난 우크라이나 사람 안야는 14살입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수줍은 소녀입니다. 러시아로 입양왔고, 입양 가족들이 잘 해주지만 집에 가고 싶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안야의 엄마를 찾아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안타깝지만 먼나라 이야기라고요? 강제이주는 우리에게도 낯선 일이 아닙니다.

1937년 구 소련은 연해주에 살고 있던 한국인 20만 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켰습니다. 국경에 맞닿은 연해주 한국인들이 일본 스파이가 될 수 있다는 명분이었는데요, 스탈린의 민족 강제이주정책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우즈베크 등지로 끌려갔던 동포들의 피해보상 요구는 아직도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반복되는 전쟁의 비극, 우리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 Economy: 고래 사이 반도체 강국의 고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원이 없는 나라, 전략적 기민함으로 중공업과 제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내고 두고두고 그 경쟁력의 득을 본다.

한국 얘기가 아닙니다. 대만의 이야기죠. 대만의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기업입니다. 반도체는 설계와 생산이 나뉘어 있는 첨단 제조업인데요, 설계도면을 받아와 생산만 하는 회사를 파운드리라고 합니다. 생산만 한다니 하청이나 외주를 떠올리실 수도 있지만, 반도체는 생산만 하려고 해도 첨단 장비와 첨단 기술이 필요합니다. 2020년 기준으로 대만의 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 점유율은 22%입니다. 한국이 21%, 일본 15%, 중국도 15%입니다. 미국은 12%에 불과하죠.

면적은 한국의 3분의 1, 인구는 2350만 명으로 한국 인구의 반이 안되는 이 나라가 어떻게 첨단 산업이자 모든 디지털 산업의 근간이 되는 반도체 업계의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었을까요?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에서 태어나 MIT에서 공학을 공부한 모리스 창 창업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는 1987년에 TSMC를 창업했죠.

역사적으로 국가 안보와 연관된 기술이나 자원은 지정학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었죠.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늘 반도체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을 상당부분 TSMC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AMD나 애플과 같은 회사는 제품 라인업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통째로 대만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죠.

중국과 대만 사이의 해협은 180km,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은 더욱 공격적으로 대만을 자국으로 편입시킬 것이라고 시사했죠. 불안한 미국의 심리가 이해되시나요? TSMC를 압박해 공장을 미국에 세우려고 하는 속내에는, 기술패권을 꿈꾸는 중국과 본격적인 경쟁의 시동을 걸고 있는 미국의 불안감과 경쟁심이 있을 겁니다.

혹시 쏟아지는 반도체 뉴스, 대만과 TSMC가 언급되는 걸 자주 봤지만 그 자세한 맥락과 미중관계는 여기서 왜 나오는 건지 궁금하셨다면, 이번 항공편을 추천합니다.


📌 Society: 자유가 감옥이 될 때
출처: 뉴욕타임스

셀프 브랜딩하다가 번아웃이 왔다.

‘경제적 자유’는 시대의 관심사죠. 많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불행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잦은 이직과 퇴사, ‘조용한 퇴직’ 등 연관된 흐름을 살펴보면 많은 직장이 일하며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곳인지 생각해보죠.

유명인이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번아웃을 호소하는 일은 새로운 현상이 아닙니다. 연예인들은 항상 고통받아왔죠. 문제는 개인 브랜딩의 시대에는 모든 크리에이터가 같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크리에이터와 인터뷰를 통해 ‘일이 내가 될 때’ 발생하는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지나치게 드러내면서 일어나는 일이죠. 한국의 유명 크리에이터들, 특히 유튜버들이 번아웃을 호소하며 업로드를 중단하거나 아예 그만두는 일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논점이 두 개 있습니다.

첫째, ‘경제적 자유’라는 동기로 시작한 크리에이터 일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서 사생활을 ‘팔아야’ 할 것 같은 상황이 생긴다는 겁니다. 전문 영역을 가지고 시작한 크리에이터는 그렇지 않겠지만 생활밀착형, 인물애착형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소재 고갈, 사생활 침해, 일상의 균형 상실, 번아웃 등을 겪게 될 수 있는 거죠.

둘째, 마치 모두가 개인 브랜딩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생겨납니다. FOMO라고 하죠. 전문화된 영역에서 일을 잘 하고 있는 사람들도 SNS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뭔가 뒤쳐지는 것으로 느끼게 되는 겁니다.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 글을 읽고도 ‘아 셀프 브랜딩 이제 좀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하시는 분들 분명히 계실 거에요. 결국 기술이 인간에게 부여하는 자유가, 종국에는 오히려 감옥이 되어 옥죄어 오는 현상이 아닌가 싶어요. 얼룩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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