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시민을 읽지 못한 푸틴의 오판 [푸틴은 합리적인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았던 것은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세계 경제의 하락 및 에너지 자원의 상승 등의 이유 때문이었다. 또한 나토의 동진이 분명 러시아에게는 위협으로 인식된다 할지라도, 여기에 속하지 않은 우크라이나가 마지막 완충지대의 역할을 하는 한 대외 안보 면에서 중국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의 현 상황 상, 서방과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이 회피될 것이라 보았다. 물론 지금까지도 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가 예상을 빗나간 것은 이러한 요인들로 러시아의 침공이 최대한 억제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 빗나간 예상은 간단히 말해 국가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전제한 것에서 출발한다. 이 말은 푸틴이 정신이 나갔거나 비합리적인 존재라는 의미가 아니다. 러시아라는 국가와 푸틴은 여전히 합리적 판단이 가능한 이성적 존재이다. 단, 푸틴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게 된 요인들에 대한 이해가 결론적으로는 우리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게 된 요인들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게 된 요인들에 있어서 푸틴의 오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푸틴에게 나토와 동성애가 똑같은 이유 [푸틴은 합리적인가?]'에 대한 글에 대한 생각이 계기가 되어 쓰게 되었다.)
에너지 자원에 대한 믿음의 오판
첫 번째는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에 관한 것이다. 푸틴은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가졌던 듯하다. 러시아가 공급하는 가스관은 원래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등 육로에 설계되어있어, 가스관 경유에 대한 비용을 각국에 지불해야했다. 2012년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2라는 발트해를 통과하는 가스관을 통해 독일까지 직접 가스를 공급하는 공사를 시작하였다. 저렴한 가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