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가는 날
오늘은 소풍을 가는 날입니다. 하늘은 파랗고 화창한 가을날, 전교생이 설레는 마음을 안고 운동장에 모여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을 듣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귀에 들어 오지는 않고 학생들은 오늘 도시락으로 가져 온 특별한 반찬을 빨리 먹고 싶어 합니다. 오전 9시가 되자 6학년 형들부터 목적지를 향해 출발합니다.
목적지라고 해 봐야 6년내내 같은 장소입니다. 강각동에 있는 절 까지는 걸어서 3시간은 꼬박 걸어야 합니다. 앞을 향해 걷느라고 주변에 풍경을 감상할 여유따위는 없습니다. 그저 앞 사람을 따라 부지런히 걷는 수밖에 없습니다. 거의 행군에 가깝지요. 학교에서 출발하여 대네 마을을 거치고 웃대네 마을을 거쳐 한참을 걸어야 절이 있는 강각동이라는 마을에 도착합니다. 대네 마을의 시골길은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다녀 경운기 두 대가 다닐 정도로 넓이이고 반질반질 합니다. 하지만 웃대네로 올라갈수록 돌부리가 많아지고 울퉁불퉁하며 길도 좁아집니다. 넘어지지 않으려면 정신을 차리고 걸어야 합니다. 대원사에 도착하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