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기에 좋고, 미치기에 좋고, 넘치기에 좋고, 버리기에 좋은”
2023/11/10
“감추기에 좋고, 미치기에 좋고, 넘치기에 좋고, 버리기에 좋은” - 김진규의 『달을 먹다』
김진규의 『달을 먹다』는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다. 미안하지만 이는 상찬이 아니라 비난에 가까운 말이다. 가닥을 잡기 어려운 인물간의 관계를 겹겹의 서술로 담아내기에 경장편의 분량(약 250 페이지)조차 남음이 있고 지향하는 미문(美文)에 대한 작가의 강박을 드러내는 데 이만하면 족히 넉넉하다. 이 작품은 최근 한국 장편 소설이 역사 소설로 일방적으로 치달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절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로써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 소설에 대한 몇 가지 지적이 실체 없는 역사의 외피만으로 미학적 효과를 얻으려는 ‘역사 소설 붐 현상’에 충격을 가해 전환점을 마련하고 각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고무적이기까지 하다.
최근 난무하는 역사 소설은 역사를 통해 불러낸 현실 정치소설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빈번하다. 익숙한 역사 감각을 동원해 현실의 문제에 우회적으로 접근하려는 방침으로 보이는데 오히려 이것이 현실과의 소격효과를 일으키는 경우가 발생한다. 정치를 심미화하는 파시즘에 대한 우려와 순환론적 반복을 각인시켜 현실의 문제를 당연하게 여기게 만드는 것들이 이에 해당한다. 사실 김진규의 『달을 먹다』같은 경우는 이러한 위험에서 한 발 비껴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김진규의 새로운 문학적 성취가 아니라 결손과 누락들 때문이라고 말하는 편이 더 옳다.
이 소설의 큰 얼개는 ‘묘연’과 ‘태겸’의 혼인으로 결합된 대제학 ‘류진원’의 가문과 좌의정 ‘김익루’의 가문의 가족사로 짜여 있고 ‘최약국’과 ‘김경렬’이라는 중인 집안의 비밀스런 내력이 이를 떠받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 네 집안을 거점으로 뻗어나가는 삼대(三代)에 걸친 기구한 인연과 근친 모티프가 이 소설의 주요한 맥락이자 흐름이다.
@윤지연 날카롭다기 보다 그냥 좀 못마땅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렇게 쓰니까 좀 작가한테 미안한 마음도 있네요. 책 쓰는게 보통일이 아닌데 말이죠.
@캘리뽀냐 고맙습니다.
@악담 재미도 없었겠지만, 오래전 책이긷 해서요. 기억 안날만합니다. ㅎㅎ 저는 어제 읽은 것도 기억 안납니다.
날카롭게 비판하시네요. 범작이라 보시는 모양이군요. 김진규 작가는 저도 오래전 좋아했었는데, 어느새 손을 놓게 되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비평이 좋네요
저도 이 소설 읽었는데 이젠 줄거리도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냥 너무 따분했던 기억만 남습니다.
날카롭게 비판하시네요. 범작이라 보시는 모양이군요. 김진규 작가는 저도 오래전 좋아했었는데, 어느새 손을 놓게 되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비평이 좋네요
저도 이 소설 읽었는데 이젠 줄거리도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냥 너무 따분했던 기억만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