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떠나요 델타로 모든 걸 다 떠메고

채헌
채헌 · 짓는 사람
2024/04/20
델타 일식 여행 ① 델타로 가는 길

이클립스, 일식은 무엇이냐. 일식은 날 일日 자에 좀먹을 식蝕 자를 써서 태양이 좀먹듯 사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달은 지구 주위를 돈다. 각자 다른 궤도, 다른 속도로 도는데 돌고 돌고 돌다 보면 이 셋의 위치가 일직선상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 우연찮게, 어쩌다 보니, 공교롭게도 지구-달-태양 순으로 쪼로록 서게 되는 이때에 일식이 발생한다. 달이 태양을 전부 가리면 개기 일식, 부분만 가리면 부분 일식, 달이 태양의 정중앙만 가려 고리 모양의 테두리를 남길 때를 금환 일식이라고 한다. 

일식은 여기서도 볼 수 있어. 여기서 ‘여기서’란 솔트레이크시티. 하지만 부분 일식이지. 우린 금환 일식을 볼 거야. 그러려면 남서쪽으로 가야 하지. 위치에 따라 달과 태양의 각도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여기보다 남서쪽이어야 완벽한 금환 일식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보다 남서쪽이라면…… 한국 지리도 모르는 내가 미국 지리를 알 리가. 솔뫼가 고심 끝에 한 곳을 짚었다. 델타. 여기로 가야 해. 

지리상의 위치도 위치였거니와 델타는 솔뫼가 여러 차례 가본 곳이라 익숙한 곳이었다. 델타가 어떤 곳이냐 묻자 솔뫼는 간단하게 답했다. 인구가 3천 명 좀 넘고 신호등이 딱 하나야. 10년도 훨씬 전에 솔뫼가 처음 델타에 간다고 했을 때도 비슷한 답을 들었던 것 같은데. 거의 백인들만 살아서 솔뫼가 처음 갔을 때는 신기한 듯 쳐다보는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동양인을 태어나 처음 보아 기분 나쁠 만큼 빤히 쳐다보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그나저나 3천 명이면 내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한 학교 학생과 엇비슷한 수다. 델타 면적은 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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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습작기를 보내고 2023년 첫 장편소설 『해녀들: seasters』를 냈습니다. 작고 반짝이는 것을 오래 응시하고 그에 관해 느리게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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